멀린 엔진
2006스페이스X 팰컨 9을 움직이는 단순한 자체 개발 엔진.
멀린은 스페이스X의 액체연료 로켓 엔진 계열로, 저렴한 궤도 접근을 현실로 만든 주력 엔진이다. 정제한 케로신인 로켓용 케로신(RP-1)을 액체산소(LOX)와 함께 태우며, 스페이스X가 2000년대 초 직접 설계했다. 팰컨 9 1단에서는 해수면용 멀린 1D 엔진 9기가 원형 ‘옥타웹’ 배열로 함께 점화하고, 진공에 맞춘 멀린 진공 엔진(MVac) 1기가 2단을 밀어 올린다.
멀린 엔진은 무엇인가
멀린은 가스 발생기 사이클 로켓 엔진이다. 연료를 조금 빼내 펌프를 돌린 뒤 그 가스를 밖으로 버리는 ‘개방형’ 설계다. 팰컨 1, 팰컨 9, 팰컨 헤비가 모두 이 엔진으로 난다. 현행 멀린 1D는 엔진 1기당 해수면에서 약 845킬로뉴턴(kN), 힘으로 약 19만 파운드의 추력을 내며, 출력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멀린 엔진을 만든 이유
기술보다 돈이 먼저였다. 스페이스X는 1단 엔진이 필요했지만 시중 엔진의 비싼 값을 치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싸고 단순한 엔진을 직접 만들었다. 가스 발생기 사이클은 까다로운 다단 연소 엔진보다 효율은 낮지만 만들기가 훨씬 쉽고 값도 싸다. 스페이스X는 연료와 산화제를 섞는 부품인 핀틀 인젝터를 1960년대에 검증된 아폴로 달 착륙선 하강 엔진에서 빌려 왔다. 초기에 엔지니어들은 열을 견디도록 핵심 부품의 소재를 주조 알루미늄에서 더 튼튼한 니켈 합금인 인코넬로 바꿨다.
작동 원리
핀틀 인젝터가 두 가지 일을 한다. 멀린은 이 인젝터 덕분에 최대 출력에서 40%까지 출력을 낮출 수 있고, 이 폭이 있어 팰컨 9 부스터는 다 타 버리지 않고 착륙할 만큼 속도를 줄인다. 무게에 비해 미는 힘도 커서 추력 대 중량비가 150 대 1을 넘는다.
엔진 1기당 해수면 추력은 2006년 멀린 1A의 약 340kN에서 2013년 팰컨 9 v1.1에 처음 실린 멀린 1D의 654kN으로, 다시 2018년 팰컨 9 블록 5의 약 845kN으로 올랐다. 같은 기본 설계로 처음보다 약 2.5배가 된 셈이다.
2단 엔진은 한 가지가 크게 다르다. 해수면용 노즐을 진공에 맞춘 커다란 종 모양 노즐로 바꾸면, 같은 엔진 본체의 비추력(연료 효율을 초 단위로 나타내는 지표, Isp)이 해수면 282초에서 진공 348초로 약 66초 늘어난다. 궤도까지 오르는 긴 비행에서 이 큰 노즐이 제값을 한다.
멀린 엔진의 경제학
비용 계산을 바꾸는 것은 재사용이다. 2026년 10월 스페이스X 집계 기준 팰컨 부스터 착륙은 약 666회이며, 부스터 B1067은 2026년 8월 25일 37번째 임무를 날아 최다 비행 기록을 세웠다. 엔진 9기의 비용을 30회 넘는 비행에 나누면 비행 1회당 엔진 비용은 발사 비용의 작은 부분으로 줄어든다. 사업 전체도 같은 논리로 돌아간다. 생산량이 많고, 해마다 재사용이 늘고, 단위 비용이 내려가는 구조가 발사 사업을 받치며, 이 발사 사업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도 쏘아 올린다.
멀린 엔진의 현황
멀린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로켓 엔진 가운데 생산량과 비행 횟수가 손꼽히게 많은 엔진이다. 스페이스X는 한 해 최대 약 500기를 만들고, 엔진 9기를 단 팰컨 9 1단은 이륙할 때 해수면 기준 합계 7.6메가뉴턴(MN)이 넘는 추력을 낸다. 2025년 팰컨 로켓은 역대 최다인 165회 발사됐다.
앞으로의 계획
일론 머스크는 멀린이 후속 엔진도 넘기 어려운 기록을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왔다. 그는 멀린을 추력 대 중량비와 비용 대비 추력에서 세계 기록을 가진 엔진이라고 불렀고, 메탄을 태우는 랩터 엔진이 효율은 더 높지만 바로 이 두 지표에서는 멀린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멀린은 한 해 100회가 넘는 스페이스X 발사를 맡고, 랩터는 장기 프로젝트인 스타십을 맡고 있다.
결론
멀린은 단순하고 싸고 재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 1달러당 비행 횟수에서 더 화려한 엔진을 앞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지금까지 700회가 넘는 팰컨 발사에 쓰였다.
연표
- 2003년: 텍사스주 맥그레거에서 멀린 1A 시제품의 연소 시험과 함께 멀린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2004년: 엔지니어들이 핵심 부품 소재를 주조 알루미늄에서 더 튼튼한 인코넬로 바꾸고, 이 변경은 멀린 1 설계로 이어진다.
- 2006년 3월 24일: 오멜렉섬에서 팰컨 1 첫 발사와 함께 멀린 1A가 데뷔한다. 비행은 이륙 직후 끝난다.
- 2007년 11월: 스페이스X가 멀린 1C 개발을 마친다. 125회 넘는 시험에서 누적 3,000초 넘게 연소했고, 맥그레거에서 170초 인증 연소 시험으로 개발을 마무리했다.
- 2008년 9월 28일: 멀린 1C가 팰컨 1의 4번째 비행을 궤도에 올린다. 민간이 개발한 액체연료 로켓으로는 처음 궤도에 오른 것이다.
- 2008년 12월: 궤도 진입 성공 약 3개월 뒤, 스페이스X가 약 16억달러 규모의 NASA 상업 화물 보급(CRS) 계약을 따낸다.
- 2010년 6월 4일: 멀린 1C 엔진 9기가 케이프커내버럴에서 팰컨 9 v1.0의 첫 궤도 발사를 이끈다.
- 2011년: 추력과 효율을 높인 재설계 엔진 멀린 1D의 개발이 시작된다.
- 2013년: 멀린 1D와 엔진 9기의 옥타웹 배열이 팰컨 9 v1.1에서 데뷔한다.
- 2015년 12월: 출력을 높인 멀린 1D 엔진과 냉각 추진제를 쓰는 팰컨 9 풀 스러스트가 데뷔한다.
- 2018년 5월 11일: 팰컨 9 블록 5가 데뷔한다. 멀린 1D 1기의 추력은 약 845kN이다.
- 2026년 8월 25일: 부스터 B1067이 스타링크 위성 29기를 싣고 37번째 임무를 날아 최다 비행 기록을 세운다.
